
카드 신청부터 생각보다 복잡했던 첫 단계
직장을 다니면서 뭔가 하나라도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은 예전부터 했다. 솔직히 거창한 미래를 설계했다기보다는 회사에서 매일 똑같은 서류만 보고 있으니 답답해서 그랬던 것 같다. 친구가 근로자 카드를 만들면 국비지원이 된다길래 HRD-Net에 접속했다. 처음에는 그냥 클릭 몇 번 하면 나오는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인증 절차부터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공동인증서 갱신 안 해놓은 게 여기서 발목을 잡을 줄이야. 동사무소나 은행 가서 해결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집에서 낑낑대며 해결했는데 벌써 여기서 에너지를 다 쓴 것 같다. 카드를 신청하고 발급받기까지 대략 일주일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막상 우편함에 도착한 카드를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이게 있으면 정말 내 인생이 조금은 달라지는 걸까, 아니면 그냥 내 저녁 시간을 더 고달프게 만드는 카드가 되는 걸까.
뭘 배울지 고민하다가 놓친 시간들
막상 카드가 손에 들어오니 이제부터가 진짜 숙제였다. 검색창에 ‘미래유망직업’을 치면 보석감정사부터 시작해서 코딩, 영상 편집까지 끝도 없이 나온다. 사실 처음에는 보석 디자인 쪽이 눈에 들어왔다. 뭔가 손으로 직접 예쁜 걸 만드는 게 멋있어 보였으니까. 그런데 상세 내용을 훑어보니 이게 단순히 취미 수준이 아니었다. 재직자 내일배움카드로 듣는 수업들은 대부분 정해진 출석 일수가 있고, 나 같은 직장인한테는 저녁 수업이나 주말 반이 필수인데 이게 또 집 근처에 있는 경우가 드물었다. 동탄 쪽 일자리나 학원 정보를 꽤 찾아봤는데 생각보다 집에서 거리가 있어서 퇴근하고 가면 녹초가 될 것 같았다. 컴퓨터공학과 출신들도 취업 준비할 때 이런 고민을 하려나? 그냥 내가 너무 게으른 건지 아니면 원래 이 과정 자체가 이렇게 진입장벽이 높은 건지 잘 모르겠다.
수강 신청과 자비 부담금의 딜레마
어찌어찌해서 관심 있는 강의를 몇 개 골랐는데, 여기서 또 자비 부담금 문제가 나왔다. 국비지원이라고 해서 100% 무료인 줄 알았던 예전의 내 생각이 짧았다. 수업마다 자비 부담 비율이 다 달랐는데, 이게 기업에서 선호하는 기술이냐 아니냐에 따라 갈리는 것 같다. 내가 고른 과정은 자비 부담금이 약 20만 원 정도였다. 적다면 적고 많다면 많은 돈인데, 이걸 내고 끝까지 다닐 자신이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기계나 전기 같은 쪽은 부담금이 낮다는데, 내가 관심 있는 분야는 아무래도 조금 더 비싸게 측정되는 모양이다. 나중에 직업훈련원 상담사분과 통화했는데, 말씀하시는 게 너무 현실적이라서 오히려 더 고민이 깊어졌다. ‘끝까지 하실 수 있겠어요?’라는 질문에 선뜻 네라고 대답을 못 했다.
상담받고 나니 오히려 더 막막해진 마음
상담을 받고 나니 마음이 더 복잡해졌다. 사실 직업훈련이라는 게 단순히 기술 하나 배운다고 바로 이직이 되는 것도 아니고, 결국 내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그 의지를 유지하는 게 정말 어렵다. 어떤 분들은 고3 위탁교육부터 차근차근 준비해서 자리를 잡는다는데, 나는 이제 와서 뭘 시작하려고 하니 마음만 앞선 것 같다. 차라리 그냥 퇴근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게 나은 건지, 아니면 이 피곤함을 무릅쓰고라도 뭐라도 붙잡고 있어야 나중에 후회가 없는 건지 결론이 안 난다. 상담사분은 그래도 한번 도전해보라고 독려하시는데, 그 말이 참 따뜻하면서도 부담스럽게 들렸다. 그냥 카드를 지갑에 넣어두고 오늘 저녁은 좀 맛있는 거나 먹으면서 생각을 좀 비워야겠다.
아직도 진행 중인 고민의 끝
여전히 내 책상 위에는 발급받은 카드가 놓여 있다. 이걸로 등록을 할까 말까 결정한 건 아니다. 주변 사람들은 다들 한 번씩은 해본다는데, 왜 나만 이렇게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치는 건지 모르겠다. 국비지원이 된다는 건 분명히 좋은 기회인데, 이 기회를 활용하는 것도 다 체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 같다. 아마 조만간 마음을 고쳐먹고 다시 강의 리스트를 들여다보겠지만, 지금 당장은 노트북 화면 속의 수강 신청 버튼을 누르기가 쉽지 않다. 다음 주쯤에는 결론이 나려나. 어쩌면 아무것도 안 하고 지나가는 시간이 더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그런 불확실함이 요즘의 나를 지배하고 있는 기분이다.
보석 디자인에 관심 갖게 되셨다니, 손으로 직접 만들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일 것 같아요. 하지만 시간과 거리 때문에 고민이 많으시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