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마음투자지원사업 신청하러 주민센터에 다녀왔다

갑자기 마음투자지원사업 신청하러 주민센터에 다녀왔다

주민센터 문턱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다

요즘 마음이 영 편치 않아서 결국 ‘마음투자지원사업’이라는 걸 찾아보게 됐다. 이름부터 뭔가 거창해서 처음에는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했는데, 그냥 집 근처 주민센터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왠지 이런 공공 서비스는 신청 과정이 엄청나게 복잡할 것 같고, 서류도 한 보따리 챙겨가야 할 것 같아서 괜히 긴장했다. 사실 보건복지상담센터 129 번호로 먼저 전화를 걸어볼까 고민도 했지만, 전화기 붙잡고 설명하는 것보다 그냥 직접 얼굴 보고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동네 주민센터는 평소에 등본 뗄 때 말고는 갈 일이 없었는데, 창구에 앉은 담당자분께 조심스럽게 물어보니 생각보다 덤덤하게 안내해주셨다. 다만 내가 생각한 것보다 서류 준비 과정에서 챙겨야 할 게 은근히 있어서 바로 신청을 끝내지는 못했다.

상담기관을 고르는 게 일이다

지원을 받으려면 내가 직접 상담받을 곳을 골라야 한다. 복지로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리스트를 보는데, 집에서 가까운 곳이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당황했다. 한 군데 전화를 해봤는데 이미 예약이 꽉 찼다고 해서 다시 마음이 꺾였다. 어떤 곳은 시설이 좋아 보이는데 상담료 차액이 얼마나 발생할지 가늠이 안 되고, 어떤 곳은 그냥 이름만 보고 고르기가 영 꺼림칙했다. 심리 상담이라는 게 사실 마음을 터놓는 일인데, 아무 센터나 덥석 골랐다가 나랑 안 맞으면 어쩌나 싶은 걱정도 들었다. 에어프라이어로 요리할 때도 매번 온도 조절 실패해서 프라이팬 쓸걸 그랬나 후회하곤 하는데, 상담도 딱 그런 기분이다. 더 좋은 선택지가 있었던 건 아닐까 하는 찜찜함이 계속 남는다.

비용과 지원 사이의 묘한 간극

이번 지원 사업이 1회 상담에 보통 8만 원에서 10만 원 정도 하는 비용을 보조해주는 건데, 자기부담금이 얼마나 나올지 따져보는 것도 일이다. 소득 수준에 따라서 지원 비율이 달라지는데, 내가 딱 경계선에 있는 건 아닌가 싶어서 괜히 복잡하게 계산해봤다. 사실 상담 몇 번 받는다고 내 마음이 드라마틱하게 좋아질까 싶기도 하다. 그래도 막상 신청 절차를 밟다 보니 ‘내가 나를 좀 돌보려고 이렇게까지 하는구나’ 하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다. 센터마다 상담 선생님의 스타일이 다를 텐데, 가서 그냥 푸념만 하다 오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된다. 지원 대상자로 선정되고 나서도 실제 상담 예약까지 성공하는 게 진짜 고비일 것 같다.

틈새돌봄지원단 같은 이야기가 남긴 생각

최근에 지역 소식을 보다가 노인인력개발센터에서 운영하는 ‘틈새돌봄지원단’ 같은 사업들을 알게 됐다. 우리가 흔히 아는 복지라는 게 사실 이런 식의 촘촘한 그물망 같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신청한 마음투자 사업도 그 그물 중 하나일 텐데, 막상 이용자가 되려니 내가 그 그물 안에 들어갈 자격이 되는지, 그리고 그 그물이 나를 얼마나 단단하게 받쳐줄지 확신이 안 선다. 행정적인 절차는 그저 숫자로 처리되지만, 그 안에서 느끼는 개인의 불안감은 숫자로 정리되지 않는다는 게 참 아이러니하다.

여전히 조금 불확실한 마음

이제 서류를 보완해서 다시 주민센터에 방문하기로 했다. 처음엔 가볍게 생각했는데, 막상 준비하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들어간다. 상담기관도 그냥 대충 정해버릴까 하다가도, 어차피 시간 내서 가는 거 제대로 받고 싶어서 리스트만 몇 번을 다시 훑었다. 지원을 받는다는 건 감사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내 치부를 드러내는 과정 같기도 해서 조금 머뭇거려지는 건 사실이다. 상담이 끝나면 정말 지금의 이 복잡한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질까. 아니면 결국 내가 나를 잘 아는 게 가장 빠른 방법일까. 일단 신청은 마저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