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류 준비하다가 하루 다 보내고 결국 신청 버튼 하나 눌렀다

서류 준비하다가 하루 다 보내고 결국 신청 버튼 하나 눌렀다

어제는 정말 진이 다 빠지는 하루였다. 정부에서 진행하는 바우처 사업 공고가 떴길래 조금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서류 더미에 파묻혀서 오후 내내 모니터만 노려보고 있었다. 이게 처음에는 ‘돈을 지원해준다는데 이 정도 서류는 당연히 준비해야지’ 싶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니 요구하는 항목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사업계획서 수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최근 3년간 재무제표까지, 파일 하나하나 찾아서 업로드하는 게 생각보다 훨씬 귀찮은 일이었다.

혁신바우처플랫폼이랑 씨름하며 느낀 점

혁신바우처플랫폼 사이트에 들어가서 로그인을 하는데, 공동인증서 갱신 시점이랑 겹쳐서 일단 그거 해결하는 데만 30분을 썼다. 처음에 들어갔을 때는 ‘이게 대체 어디에 필요한 서류를 올리라는 건가’ 싶어서 메뉴를 몇 번이나 왔다 갔다 했다. 특히 ‘데이터처리’ 관련해서 증빙 자료를 내라는 항목이 있었는데, 이게 우리가 하는 사업이랑 묘하게 결이 안 맞아서 담당자한테 전화를 할까 하다가 말았다. 보통 이런 공고는 설명이 다 되어 있다 해도 막상 실무에서 보면 불친절한 경우가 많아서, 그냥 우리 사정에 맞춰서 적당히 해석하고 제출하는 수밖에 없었다. 비용 측면에서도 이게 나중에 정산할 때 골치가 아플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무료 화상회의 프로그램으로 미팅을 해봤지만

서류 작업을 하다가 팀원들이랑 급하게 회의할 일이 생겨서 무료 화상회의 프로그램을 켰다. 예전에는 그냥 아무거나 썼는데, 요즘은 보안이니 뭐니 해서 기업용을 쓰라고들 한다. 그래도 당장 급한 마음에 그냥 익숙한 무료 툴을 켰는데, 중간에 자꾸 끊겨서 목소리가 뚝뚝 끊기는 바람에 결국 흐름이 다 깨졌다. 한 30분 정도 회의를 했는데, 나중에는 그냥 메신저로 텍스트 주고받는 게 낫겠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런 사소한 것들이 쌓이면 업무 효율이 뚝 떨어지는데, 바우처 지원금으로 이런 툴을 정식으로 구매할 수 있을지 고민이 좀 되었다. 아마 다음번엔 좀 더 안정적인 걸로 갈아타야 할 것 같다.

화장품 수출 준비랑 얽힌 묘한 상황들

주변 스타트업 하는 지인들은 벌써 수출 바우처 사업을 활용해서 해외 전시회도 나가고 그러던데, 나는 아직 그 단계까지는 아닌 것 같다. 특히 화장품 수출 쪽은 인증받아야 할 게 너무 많아서 준비 비용도 만만치 않아 보였다. 누군가는 정부 지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규모를 키워야 한다고 하지만, 사실 신청서 작성하는 시간과 거기 투입되는 노력을 돈으로 환산하면 그냥 내 돈 써서 빨리 처리하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로울 때도 있다. 그렇다고 안 할 수는 없으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거지만, 이게 정말 우리 사업의 본질을 살리는 일인지 가끔은 헷갈린다.

지원금은 따기 전까진 내 돈이 아니더라

지원금이라는 게 결국 받기 전까지는 그림의 떡이다. 작년에 어떤 공고는 발표 나기까지 거의 45일 정도 걸렸던 것 같은데, 그때 기다리느라 목 빠지는 줄 알았다. 이번에도 서류 제출하고 나니 ‘이제 한 달은 잊고 지내야지’ 싶으면서도 은근히 신경 쓰인다. 통장 잔고 체크하면서 다음 달 운영비 고민하는 게 스타트업의 숙명이라지만, 이런 행정적인 업무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뺏기는 건 여전히 적응이 안 된다. 사실 돈을 주는 곳에서 정해준 규칙대로 움직이는 게 맞지만, 가끔은 너무 틀에 박힌 방식이 우리 같은 작은 팀들한테는 안 맞는 옷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일단 제출은 다 했으니 이제 될 대로 되라 싶은 마음이다.

댓글 2
  • 보안 때문에 무료툴 쓰는 거 보니, 화장품 수출 준비하면서 정보 유출에 신경 쓰이는 마음 충분히 이해돼요.

  • 보안 때문에 기업용 프로그램 대신 무료툴을 쓰려니, 끊김 때문에 진짜 답답하더라구요. 특히 중요한 회의에서 화면이 깨지는 거 보면 마음까지 따라 떨어지네요.